귀를 긁고 또 긁는 우리 강아지, 왜 그럴까?
코커스패니얼을 키우는 지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얘가 밥 먹다가도 귀를 긁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긁어요. 귀가 빨개지고 냄새도 나는 것 같은데 그냥 더러운 건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히 귀가 더러운 게 아니라 이미 강아지 외이염이 꽤 진행된 상태였던 것입니다.
강아지 외이염은 동물병원 방문 이유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특히 코커스패니얼, 푸들처럼 귀가 아래로 처진 품종에서 발생률이 훨씬 높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귀 더러움으로 보이지만, 방치하면 중이염·내이염으로 진행되어 청력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강아지 외이염의 원인부터 원인별 구별법, 집에서 하는 귀 세정 방법, 품종별 관리 루틴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1. 강아지 외이염이란 — 왜 사람보다 훨씬 취약한가
외이염, 정확히 무엇인가
귓바퀴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귀의 바깥 부분을 외이도라고 하는데, 이 외이도에 생긴 염증을 외이염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귀 입구부터 고막까지의 통로에 세균·곰팡이·진드기 등이 번식하면서 염증과 가려움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귀 안쪽이 발갛게 붓고, 분비물이 쌓이고, 심한 가려움증이 지속됩니다.
강아지 귀가 특히 취약한 구조적 이유
강아지 외이염을 이해하려면 귀 구조부터 알아야 합니다.
강아지의 이도는 사람과 다르게 'ㄴ'자 구조로 꺾여있어 수직이 도와 수평이 도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 탓에 통풍이 어렵고, 이물이 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가기 어려워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습니다.
사람의 귀는 바깥쪽으로 완만하게 열려 있어 통풍이 잘 되지만, 강아지는 귀 통로가 'ㄴ'자로 꺾여있습니다. 따뜻하고 습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구조라 세균과 곰팡이에게 최적의 번식 환경이 제공됩니다.
외이염의 다양한 원인들
강아지 외이염은 기생충 감염, 세균 감염, 곰팡이 감염, 이물질, 알레르기, 폴립,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의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이 중 세균이나 말라세지아라고 하는 곰팡이에 감염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주목할 점은 알레르기(음식·환경)와 갑상선기능저하증·쿠싱증후군 같은 내분비 질환이 외이염의 배경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즉, 귀만 치료해서는 안 되고 기저 원인까지 함께 찾아야 합니다.
강아지 외이염 고위험 품종
푸들, 시추, 코커스패니얼, 닥스훈트, 페키니즈 등과 같이 귀가 늘어진 견종은 귀의 통풍이 더 어렵기 때문에 특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비글이나 코카스패니얼같이 귀가 이도를 덮는 구조를 가진 강아지들은 외이염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래브라도, 샤페이, 불도그처럼 이도가 막히기 쉬운 품종들도 외이염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강아지 외이염 원인별 구별법 — 세균·곰팡이·귀 진드기, 어떻게 다른가
강아지 외이염 치료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원인마다 치료제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세균성 외이염에 항진균제를 쓰면 효과가 없고, 곰팡이성 외이염에 항생제만 쓰면 오히려 곰팡이가 더 번성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가 분비물의 색·냄새·상태를 잘 관찰해 두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세균성 외이염 — 노란색·녹색 분비물, 진한 악취
세균성 외이염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녹농균(Pseudomonas) 등 세균이 외이도 안에서 과증식하면서 생깁니다.
※ 특징적인 신호
● 분비물 색상이 노란색 또는 녹색
● 냄새가 강하고 독합니다
● 귀 주변 피부가 빨갛게 붓고 열감이 있습니다
● 귀를 만지면 통증으로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세균성 외이염에는 항생제 연고 또는 경구 항생제가 처방됩니다. 세균 종류에 따라 효과적인 항생제가 달라지므로, 도말 검사(귀 분비물을 현미경으로 확인)가 중요합니다.
곰팡이성 외이염 (말라세지아) — 갈색·검은색 분비물, 효모 냄새
세균이나 말라세지아라고 하는 곰팡이에 감염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말라세지아(Malassezia)**는 원래 강아지 피부에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곰팡이균입니다. 귀 환경이 습해지거나 면역이 떨어지면 이 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해 외이염을 일으킵니다.
※ 특징적인 신호
● 분비물 색상이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 끈적한 질감
● 냄새가 시큼하고 퀴퀴한 효모 냄새 (빵 반죽 냄새와 비슷)
● 귀 안쪽이 커피색으로 착색됩니다
● 아토피나 알레르기 강아지에서 자주 동반됩니다
곰팡이성 외이염에는 항진균제(클로트리마졸, 케토코나졸 성분) 이어드롭이나 세정제가 처방됩니다.
귀 진드기 (오토덱테스) — 커피 찌꺼기 같은 검은 귀지, 어린 강아지에 흔함
**귀 진드기(Otodectes cynotis)**는 귀 안에 기생하는 진드기로, 주로 어린 강아지나 유기견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다른 동물과 접촉하면 전염될 수 있습니다.
귀 진드기는 특히 어린 강아지에게 흔하며 전염성도 있습니다.
※ 특징적인 신호
● 귀 안에 커피 찌꺼기처럼 거뭇거뭇한 건조한 귀지가 많이 쌓임
● 가려움이 매우 심해 귀를 격렬하게 긁습니다
● 머리를 격하게 좌우로 흔드는 행동을 보입니다
● 귓바퀴 주변에 찰과상·딱지가 생깁니다
제 경험상 귀 진드기는 다른 원인과 달리 반드시 두 마리 이상 강아지를 키울 경우 동시에 치료해야 합니다. 한 마리만 치료하면 재감염이 반복됩니다.

3. 강아지 외이염 진단·치료와 집에서 하는 귀 관리 루틴
강아지 외이염 진단 — 병원에서 무엇을 하나
강아지 외이염이 의심된다면 병원에서는 다음 단계로 진단합니다.
1단계 — 검이경 검사
검이경 검사로 외이도의 발적 정도나 귀지 상태, 또는 귀 이도 내 용종이나 귀 진드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검이경(Otoscope)**이란, 귀 안을 밝게 비춰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전용 검사 기구입니다. 의사가 이경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원리로, 고막 손상 여부·진드기 유무·분비물 상태를 직접 확인합니다.
2단계 — 도말 검사
감염원에 맞춰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도말 검사로 어떤 세균·곰팡이에 감염됐는지, 즉 감염원의 종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귀 분비물을 면봉으로 채취해 슬라이드에 바른 뒤 현미경으로 세균·곰팡이·진드기를 직접 확인합니다. 외이염 치료의 시작은 이 정확한 진단입니다.
3단계 — 기저 원인 검사 (만성 재발 시)
진단 후에도 만성적으로 외이염이 반복된다면 여러 질병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이염 강아지가 알레르기나 아토피를 가지고 있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다음 다뇨나 전신 피부의 문제를 보인다면 호르몬 검사를 진행해 볼 수 있습니다.
강아지 외이염 치료 옵션
외이염만 있다면 내과적 처치가 이루어집니다. 주사·약·연고 등을 사용합니다.
점이액(이어드롭) : 세균·효모·곰팡이·진드기를 조절하기 위해 귀 안에 직접 넣는 약물
스테로이드 : 염증과 부종이 심할 때 단기 사용
항생제 경구약 : 세균 감염이 심하거나 중이로 번진 경우
레이저·플라스마 치료 : 만성 외이염에서 보조적으로 병행 가능
⚠️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외이염이 악화하면 중이염, 내이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중이염이 생기면 중이에 고름이 차 외이도가 막힐 수 있습니다. 내이까지 감염되면 평형감각이나 청각을 손상해 난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성 외이염으로 외이도가 좁아지면 결국 **외이도 절제 수술(젭스 수술)**이 필요해지는 단계까지 갈 수 있습니다. 외이도를 부분적으로 절제해 통풍과 배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수술입니다.

4. 집에서 하는 강아지 외이염 예방·관리 루틴
강아지 외이염의 절반은 평소 보호자 관리에서 결정됩니다. 아래 루틴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재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귀 세정 — 이것이 핵심, 면봉은 절대 금지
강아지 귀 관리의 핵심은 정기적인 귀 청소입니다. 외이도 안에 귀 세정제를 넣고 여러 번 마사지를 하며 귀지를 녹여낸 후 탈지면이나 화장솜으로 귀를 닦아내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면봉을 이용해 닦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것입니다. Kintex
면봉을 사용하면 오히려 귀 점막이 손상될 수 있고, 이물질을 귀 안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면봉은 귀 바깥쪽 주름 사이를 닦을 때만 사용하세요.
올바른 귀 세정 방법
반려동물 전용 이어 클리너를 외이도 입구에 충분히 넣습니다
귀 아랫부분을 손가락으로 꾹꾹 마사지해 세정제가 안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찰박찰박 소리가 납니다)
강아지가 머리를 흔들도록 놔둡니다 (분비물이 밖으로 나옵니다)
귀 입구와 주름 사이를 화장솜·탈지면으로 부드럽게 닦아냅니다
귀지가 많은 강아지는 주 1~2회, 건강한 강아지는 2주에 1회 정도가 적당합니다
✅ 목욕 후 물기 완전 제거
목욕 후 귀 안에 물이 남으면 습한 환경이 만들어져 강아지 외이염의 직접적인 유발 원인이 됩니다. 드라이어(약풍·저온)로 귀 입구 주변 털을 건조하고, 탈지면으로 귀 입구 물기를 닦아주세요.
✅ 귓속 털 관리
귓속에 털이 많은 푸들·말티즈·슈나우저는 귀 안쪽 털이 수분과 이물질을 붙잡아 강아지 외이염을 유발합니다. 그루밍 시 귓속 털을 전문 미용사에게 정기적으로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되, 직접 무리하게 뽑는 것은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귀 한 번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강아지 외이염은 초기에는 정말 사소하게 시작됩니다. 귀를 한두 번 긁는 정도, 희미하게 나는 냄새. 그런데 그냥 넘기면 만성 외이염으로 굳어지고, 결국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코커스패니얼이나 푸들처럼 귀가 덮인 품종을 키우신다면 지금 당장 귀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봐 주세요. 냄새가 나지는 않는지, 안쪽이 지나치게 붉지는 않은지 — 그 30초짜리 확인이 강아지의 청력과 편안한 잠을 지켜주는 가장 강력한 예방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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